"즐겨 먹는 음식을 말해보게. 그러면 자네의 성향을 알려줄테니."
 

위 문장은 라블레의 아이들에서 나오는 가장 첫 에피소드의 가장 첫 문장이다.

모든 사람들은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먹는 방법도 다르다.
그야말로 음식은 제 2의 성격인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맛 보았던 음식과 그들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바로 이 책의 저자, '요모타 이누히코'는 이러한 의문을 품고 그들의 요리를 재현하기에 이른다.

라블레의 아이들
카테고리 요리
지은이 요모타 이누히코 (빨간머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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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블레의 아이들'은 총 25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그 25개의 에피소드에서 예술가들은 서로 다른 요리와 함께 서로 다른 평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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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와 청신함을 좋아했던 롤랑 바르트의 덴푸라.
정치와 예술을 함께 어우른 미래파 종장 필리포 마리네티의 이탈리아 통합 디너.
조국을 잊을 수 없었던 다치하라 마사아키(김윤규)의 산채요리.
가난한 시절의 추억,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쾌락주의를 추구했던 시부사와 타츠히코의 일장기 식빵 등..

그들이 그토록 잊지 못하고 계속 먹어오고, 만들어 온 요리.
서로 다르지만 25가지의 에피소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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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요리는 표현이다'는 것이다.

단순히 끼니를 위한 음식은 단순한 '먹을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표현이 깃든 요리는, 단순해 보인다해도 당사자에게는 예술이고, 추억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나라의 역사를 예술적인 요리로 승화시키는 표현,
자신의 계층과 능력을 표현해주는 자의적 표현은 물론
자신의 추억의 표현, 사상의 표현, 욕구의 표현 등의 자신의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표현까지.
소박한 음식이든, 화려한 음식이든, 그 사람의 생각과 성격이 요리를 통해 표현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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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단순히 달콤하다는 이유로 반대로 된 일장기 식빵을 선호했던 시부사와 타츠히코,
그는 커서 군국주의에 대항하여 쾌락이 이끄는 대로 사는 삶을 선호하게 되고,
아스파라거스와 캐비어를 무지 좋아했던 이사도라 던컨은 후에
막대한 양의 아스파라거스와 캐비어를 먹게 되는 등.
이처럼 요리는 단순한 먹을 것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살아오면서 서로 다른 요리를 선호하면서 서로 다른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
그 25명의 색다른, 요리에 이끌려 사는 그들의 생활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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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요리를 일일이 찾고 만들고 맛보면서 그 기록을 남긴 '요모타 이누히코'.
그가 예술가들의 음식과 함께 다니면서 아마 그는 순간 그 예술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예술가들과 같이 식사하며 그들의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체험, 바로 '라블레의 아이들'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중간 중간 음식의 사진과 함께 간략한 설명이 있어 이해도 빨리 되고 요리를 눈으로 맛 볼 수도 있고,
 여러 에피소드로 나뉘어져 있으며 일화도 간간히 있어 재미있고 맛있게 읽을 수 있으나,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일본의 문화에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 약간 아쉬운 점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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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생각했던 책의 내용과는 살짝 멀었었다.
처음엔 위인들의 식사습관과 그것에 대한 분석에서 본받을 점.. 이러한 딱딱한 내용을 상상하고 있었지만,
(사실 읽은 책이란 수학&과학서적이 대부분인 나에게 이런 상상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처음 받았을 때는 지루한 그런 책이었다.
과학적인 접근보다는, 단순한 접근.
그 사람과 음식과의 일화, 그리고 그 음식의 출처, 조리 방법... 이게 다였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 25가지 에피소드..

처음 몇 에피소드에선 왠지 지루한 감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 읽어가면서 나오는 다양한 견해, 색다른 조리 방법, 신기한 시각.
계속 새로운 것을 나에게 던져주는 이 책을 어느새 맛있게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요리방법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실제 요리를 한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고,
중간 중간 나오는 그림들은 그런 내 상상에 더욱 기름칠을 해주었다.

그동안 '음식은 눈으로 한번 먹고 입으로 먹어서 끝낸다'라는 나름 감성적이라고 생각되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라블레의 아이들>에 나오는 예술가들 한 분 한 분마다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바로 요리에서 제일 중요한 한가지, '표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생각, 사상을 음식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생각을 잊지 않고 계속 간직해 나가는것.
이것이 바로 음식을 뛰어 넘은 자신만의 음식의 정의가 아닐까?

라면,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 그리고 공산품이 되어버려 점차 표현에서 획일화된 느낌없는 음식이 많아지는 요즘.
자신만의 요리, 자신의 표현이 담긴 요리를 하나라도 찾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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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대한 참신한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
달콤하고 매콤하고 때론 씁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바로 '라블레의 아이들'이다.



'오타&오류 탐색 블로그'의 본분을 잃지 않고 찾아낸 오타&오류들입니다.

90페이지 : 그것을 깨끗이 씻은 후 끊는 물에 -> 그것을 깨끗이 씻은 후 끓는 물에 로 고쳐야합니다.
116페이지 : 요쓰야 시몬이 만든 천사상(天使傷) -> 요쓰야 시몬이 만든 천사상(天使像) 이 맞는 한자표기인 것 같습니다.
154페이지 : '민중들이 ... 일으켰다'는 시종이 말에 -> '민중들이 ... 일으켰다'는 시종의 말에 로 고쳐야합니다.
239페이지 : 양파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하단 3~6번까지의 그림이 모두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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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osu1218 2009.12.21 1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트랙백 남겨주셨더라구요 ㅎ
    저도 이렇게 트랙백 남기러 들렸습니다 ㅎㅎ
    와우 오타까지 찾아내시고;; 대단하십니다 ㅋ